생활 철학자의 자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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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스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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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호퍼 #이다미디어 #1983

아포리즘 [aphorism]
신조, 원리, 진리 등을 간결하고 압축적인 형식으로 나타낸 짧은 글.

진정한 철학자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단어는 아포리즘(aphorism)이었다. 깊은 진리를 간결하게 표현한 말이나 글. 금언(金言), 격언(格言), 경구(警句), 잠언(箴言) 따위를 이르는 말이다. 원래 ‘아포리즘(aphorism)’은 ‘분리하다(aphorizein)’란 그리스어에서 파생한 기술적 용어로 초기엔 예술, 농학, 의학, 법학, 정치학처럼 독자적인 원리나 방법론이 뒤늦게 발달한 학문 분야에서 주로 사용되었다.

저자는 미국에서 떠돌이 노동자 생활로 평생을 보낸 사회철학자다. 또한 앞서 설명한 아포리즘의 대가로 유명하다. 그의 사후 출간한 유일한 자서전이자 마지막 책인 『길 위의 철학자』에도 시대를 앞선 날카로운 아포리즘이 많이 수록되어있다. 특히 놀라운 점은 정규 교육을 받지 않고 독서와 사색만으로 독자적인 사상을 구축해 세계적인 사상가의 반열에 올랐다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 그는 진실로 노동과 독서와 사색을 즐긴 진정한 철학자였다.

저자 소개

에릭 호퍼(Eric Hoffer, 1902년 7월 25일– 1983년 5월 21일)는 1902년 미국 뉴욕의 브롱크스에서 독일계 이민자의 아들로 태어나 그곳에서 성장했다. 7세 때 시력을 잃어 학교를 다니지 못했지만 15세 때 기적적으로 시력을 회복했다. 18세때 가구 제조공이었던 부친이 돌아가시고 로스앤젤레스로 건너가 떠돌이 노동자의 삶을 살았다. 28세 때 자살을 시도했지만 실패로 돌아간 이후 10년 동안 전국 각지를 돌며 떠돌이 방랑자의 삶을 이어갔다.

1951년(49세)에 자신의 대표작『맹신자들 The True Believer』를 발표해 미국 사회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며 세계적인 명성도 얻게 되었다. 떠돌이 노동자로서의 삶과 광적인 독서량 그리고 깊은 사색을 통해 얻어진 인간의 본성에 대한 통찰과 사회에 대한 냉철한 현실 인식은 전후 미국 사회의 전반에 걸쳐 큰 영향을 미쳤다. 1983년 사망하였으며, 그해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자유훈장이 수여되었다.

그가 남긴 메시지

약자 속에 내재하는 자기혐오는 일상적인 생존 경쟁에서 유발되는 것보다 훨씬 더 강력한 에너지를 드러낸다.

프롤레타리아 철학자이자 길 위의 철학자였던 에릭 호퍼의 삶과 사상에 우리가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가 교과서를 뒤적이며 인용문이나 골라낸 강단철학자가 아니라 평생 길 위에서, 노동 속에서 인간과 삶의 진실을 캐낸 생활 철학자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혼돈과 광기에 휩싸인 20세기를 살면서 체득한 인간의 본성과 사회현실에 대한 관찰과 통찰의 메시지는 오늘날 우리 사회에도 여전히 큰 울림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엔 ‘튜닝의 끝은 결국 순정’이라는 아포리즘이 있다. 자동차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어서 전반적인 이해가 부족할 때는 화려한 겉모습에 눈길이 가지만, 많은 경험을 통해 지식이 쌓이게 되면 결국 단순하게 실용성을 더 중요시한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길 위의 철학자』에는 복잡한 개념과 논리 그리고 생소한 용어는 등장하지 않는다. 하지만 책의 내용은 솔직하고 진지하다. 에릭 호퍼의 삶은 단순했지만, 그의 철학은 진지했으며 솔직하게 자신을 바라봤다. 책에 등장하는 에피소드 속에 그의 철학이 담겨있다. 현실의 삶을 통해 깨달은 지혜를 책에 고스란히 담아냈다. 복잡하다고 생각했던 자신의 삶을 솔직하고 진지하게 바라보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