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칩 히스 #댄 히스 #2013
결정장애
‘오늘 점심은 뭐 드셨나요?’ 친한 누군가 인사처럼 건네는 말이라면 가볍게 ‘김치찌개요.’ 정도로 대답할 때도 있다. 하지만 ‘오늘 회식 어디서 하지?’라고 직장 상사가 물어본다면 고민은 시작된다. 우리 팀 모두를 만족시킬 메뉴는 어디에도 없을 테니까. 회사 점심 메뉴만이 아니라 개인적인 경조사에서도 마찬가지로 결정의 마수는 여지없이 우리에게 손길을 뻗는다. ‘축의금은 얼마나 내야 하지?’, ‘이번에도 꼭 가야 하나?’, ‘누구…. 시더라? 😅’ 또 이사, 이직, 대학, 입대, 취직, 결혼 등 우리가 결정해야 할 일은 너무 많다. 우리는 결정을 통해서, 결정을 위해서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 또한 여러 선택의 갈림길에서 고민했고 결정해왔다. 선물 같은 성공도 있었지만 뼈아픈 실패와 좌절도 많았다. 얼마 전 어머니의 허리 디스크 때문에 적절한 병원을 찾느라 고생했던 기억이 난다. 허리 디스크는 우리 가족에게 처음 겪어보는 생소한 질병이었다. 어떻게 치료해야 하는지 막막하기만 했다. 급한 마음에 일단 유명한 병원에 무작정 입원하게 되었다. 그리고 어머니 상태는 입원 당시보다는 나아졌지만, 기대만큼 만족스럽지 못했다.
그러던 중 친한 친구가 허리 디스크 때문에 고생했다는 생각이 났고 즉시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설명하고 조언을 들었다. 친구를 통해 허리 디스크와 관련된 치료 방법, 주의사항, 적합한 병원 그리고 보험까지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고(실제로 책의 챕터 중 ‘나만 고민하는 게 아니다 똑같은 사람 찾기’에 소개된 방법이다) 다행히 현재 어머니는 퇴원하셔서 큰 문제 없이 생활하고 계신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자신 있게 결정하라』의 WRAP 프로세스를 조금만 활용했다면, 무의미한 고민을 줄이고 효과적으로 결정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무척 아쉽다.
저자 소개 (출처: 리디북스)
칩 히스(Chip Heath)
스탠포드대 경영대학원 조직 행동론 교수. 시카고대 경영대학원과 듀크대 경영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미국 최고 명문인 텍사스 A&M대에서 경영공학을 배운 후, 스탠포드대에서 심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인간 행동과 심리 분석을 바탕으로 조직 행동, 협상, 전략 등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세계적인 학술지에 발표한 논문을 바탕으로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파이낸셜 타임스》, 《비즈니스 위크》, 《사이콜로지 투데이》 등의 대중지에서 인간 행동과 심리에 대한 놀라운 결과들을 소개하고 있다. 동시에 구글, 나이키 같은 글로벌 기업부터 국제 자연보호협회, 미국심장협회 등의 사회단체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컨설팅을 맡고 있다.
댄 히스(Dan Heath)
듀크대 사회적 기업가 정신 촉진 센터CASE 선임연구원. 사회적 가치를 위해 싸우는 기업가들을 지원하는 일을 하고 있다.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하고 세계 최고의 경영자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듀크 기업교육원과 새로운 리더십을 연구, 교육하는 아스펜 연구소에서 일했다. 마이크로소프트, 닛산 등 세계적인 기업의 컨설팅을 맡고 있으며, 《포춘》 지가 선정한 500명의 경영자를 위한 프로그램을 직접 기획, 진행했다. 다양한 마케팅 캠페인을 진행했으며 미국광고협회에서 수여하는 애디 상과 뉴미디어 인비전 상을 받았다.
의사결정 프로세스
책의 처음은 결정을 방해하는 4가지 방해꾼(?)을 소개한다. 다시 말해 우리가 결정을 어려워하는 이유를 설명한다고 할 수 있다. 범위 한정성, 확증편향, 단기감정, 자기과신이 주요한 결정 방해 요소임을 인식하고, 이를 극복하는 각각의 방법과 전체 프로세스를 익혀서 성공적인 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책의 목적이다.
결정의 범위 한정성은 새롭거나 다른 선택지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의식적으로 상기해야 극복할 수 있으며, 자신이 선택한 결정에 유리한 정보만 찾으려고 하는 확증편향은 반대의견을 존중하고 우칭(Ooching)등의 검증 방법으로 제한할 수 있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그리고 결정의 순간 항상 문제가 되는 단기감정은 결정으로부터 적당한 거리감을 확보해야 객관적으로 현재 상태를 바라볼 수 있으며, 마지막으로 결정이 성공하거나 실패할 두 가지 경우 모두 대비해야만 자기 과신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그리고 집단이 함께 내리는 결정의 경우 절차의 정의를 통해 공정성을 높일 수 있고, 공정성이 확보되어야만 집단의 공감을 끌어내서 성공적인 결정으로 나갈 수 있다고 강조한다.
결정의 이해
의사결정에 대해서 이렇게 친절하게 설명하는 책이 있다는 사실이 정말 고마웠다. 사실 선택의 순간이 우리 삶 가운데 너무 많이 있기 때문에 거의 무의식적으로 결정해버리는 경우도 상당히 많이 있다. 이렇게 익숙해지면 회사처럼 다수의 의견이 부딪치는 집단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도 비과학적인 직감이나 느낌으로 결론 짖는 실수를 범하기도 한다.
하지만 『자신 있게 결정하라』는 우리를 의사결정이라는 행위가 관념적이고 추상적인 개념이라는 착각에서 벗어나게 해준다. 의사결정의 치명적인 방해요소를 명확하게 정의하고 각각의 방해요소에 적절한 해결방법을 제시함으로써, 의사결정과 관련된 전반의 행위를 통제할 수 있는 범위 안으로 끌어들인다.
나는 선택의 순간 감정적으로 치우치는 결정을 하는 경우가 많다. 저자도 언급한 것처럼 분노나 탐욕 같은 비이성적 감정으로 선택한 인생 최악의 결정들을 ‘되돌리기’ 버튼을 눌러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지금의 나는 다른 모습 일까?’하고 푸념을 늘어놓게 될때가 있다. 이럴때 유용한 것이 결정과 의식적으로 거리감을 유지하려는 노력이다.
특히 책에서 소개된 ‘10-10-10 기법’이 유용해 보였다. 결정을 세 가지 시간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방법이다. 10분 후에 이 선택에 대해 어떤 감정을 느낄까? 10개월 후에는? 10년 후에는 후회할까 아니면 흐뭇한 추억으로 기억될까? 이렇게 상상해 보는 것만으로 자연스럽게 결정과 심리적 거리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결정이 모여 인생이 된다
우리는 운전시간의 95퍼센트 정도를 직진하지만 종착지를 결정하는 것은 방향전환이다.
- Roy F. Baumeister1
삶에는 의미 없이 반복되는 행동과 말이 의식적인 결정의 순간보다 훨씬 많지만, 인생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것은 의식적인 결정이다. 이러한 결정이 하나하나 모여서 한 사람의 인생이 된다.
새로운 인재를 영입하는 회사의 의사결정 과정도 책에 등장한다. 그 회사 경영진이 그토록 면접에 의존하는 이유는 다름 아닌 자신이 훌륭한 면접관이 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과도한 자기 과신) 믿음이 착각으로 변질한 안타까운 현상이다. 믿는다는 것이 착각일 수 있다는 ‘경계심’은 성공적인 선택의 중요한 조건이다. 특히 믿는 대상이 자기 자신일 때, 더욱 치밀하게 경계심을 발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의사결정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결정의 알파에서 오메가까지 친절하고 꼼꼼하게 가르쳐 주는 개인 카운슬러 같은 책이다. 항상 성공적인 결정을 고민하는 당신에게 이 책을 권한다.
정보: 책을 읽으면서 명확하게 알게 된 용어를 따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용어 정의
- 기회비용
- 어떤 자원이나 재화를 이용하여 생산이나 소비를 하였을 경우, 다른 것을 생산하거나 소비했었다면 얻을 수 있었던 잠재적 이익
- 쌍동선 [雙胴船]
- 같은 형의 2개의 선체를 일정한 간격을 두고 갑판 위에서 결합한 배
- 시성 [諡聖]
- 성스럽고 존경할 만한 천주교 신자가 죽은 후, 교황청이 그를 성인품으로 올리어 세계의 모든 교회에서 공경하도록 선언함
- 미뢰 [味蕾]
- 척추동물에서 맛을 느끼는 꽃봉오리 모양의 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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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심리학자이다. 사회심리학 분야에서 다양한 공헌을 하였다. 자아, 자유 의지, 의지력, 정체성, 자기조절, 사회적 배제 등 광범위한 주제를 연구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