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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고한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냉혹한 현실을 다룰 줄 알아야 한다.

니콜로 마키아벨리

이탈리아의 작은 도시국가였던 피렌체의 실무 외교관이 쓴 자기소개서 정도의 팸플릿이 지구 반대편의 거리와 500여 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우리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 것일까? 현실을 위해 이상은 적당히 타협하라는 식의 비루한 철학 정도로 이 책을 바라보기도 한다. 하지만 저자는 불편해도 현실을 똑바로 바라보고 냉철하게 대처하는 정치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이런 ‘불편한 진실’을 윤리적 부담을 이유로 외면하지 말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마키아벨리는 『군주론』을 통해 서양의 정치학을 윤리학에서 분리한 최초의 사상가이다. 다시말해 『군주론』은 미래의 시대정신을 내다본 정치적 지동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현재를 살아가는 리더들을 향한 현실적 지침서라고 할 수 있다.

역시 『군주론』에 등장하는 군주를 향한 현명한 신하의 냉혹한 조언들이 책의 백미라고 할 수 있다. 정의로움과 공정함을 교육받지만 언제나 구차한 합리화로 부정하고 부조리한 선택을 하게 되는 인간의 허위의식에 마키아벨리는 통렬한 돌직구로 응수한다.

인간은 아버지의 죽음보다 재물의 상실을 더 잊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두려움을 불러일으키는 자보다 사랑을 베푸는 자를 해할 때 덜 주저하는 법입니다.

사람의 원한은 악행뿐 아니라 선행에 의해서도 생길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마키아벨리는 군주가 성공하기 위한 조건을 다음과 같이 세 가지로 이해하였다.

역량(Virtú): 군주는 모든 성품들을 실제로 갖출 필요는 없지만, 그것을 갖춘 듯 보이는 것은 꼭 필요합니다.

시대정신(Necessità): 자신의 힘에 근거하지 않은 명성과 권력처럼 불확실하고 불안정한 것은 없다.

운명(Fortuna): ‘어쩔 수 없는 가혹 행위들을 빠짐없이 면밀히 검토하여 그것들을 여러 차례 반복하지 않고 단 한 번에 처리해야’ 하며 ‘반면 조금씩 지속해서 베푸는 시혜는 그 기쁨을 더 오래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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