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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생의 비밀

김어준 총수의 정치 입문서. 수구 세력에서 의도한 프레임이겠지만 혐오스럽고 더럽게 여겨졌던 정치를 밝고 재미있게 받아들일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책이다. 🤣 책은 지승호 전문 인터뷰어와 김어준 총수의 대화 형식으로 전개된다. 실제 인터뷰를 보는 듯해서 책의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암흑 같았던 이명박근혜 시절을 그나마 버틸 수 있었던 이유는 총수의 존재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호연지기가 느껴지는 김어준 총수의 시원한 웃음소리에 많은 위로를 받곤 했다. 특히 진보와 보수, 좌익과 우익의 생태학적 탄생 배경을 설명하는 부분은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스스로 보수 정당을 표방하고 있는 수구세력의 초문명적(?)인 작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태도를 결정하게 만드는 건 결국 크게 두 가지라고 생각해. 하나는 욕망이고, 나머지 하나는 공포야.

정리하자면, 좌와 우는 삶의 불확실성이란 공포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그 해법을 내는 기질이 작동하는 방식, 그 적응의 방식이 서로 다른 두 태도다.

세련된 정치

책에서 언급한 문재인은 실제로 대통령이 되었다. 시간적 오차는 있었지만 총수의 예언은 적중한 것이라 할 수 있다. 투표는 자기 삶의 스트레스의 근원을 해결하는 방법임을 자각하고(!) 정치를 항상 근처에 두고 재미있게 즐긴다면 대한민국은 고급지고 세련된 민주주의를 정착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작가로 전향해서 활동하고 있는 유시민과 비교해보면 김어준 총수는 유사한 성향을 갖고 있지만 한편으로 다른 결을 가진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미디어 시장의 변화를 일찌감치 예견하여 자기만의 플랫폼을 선도적으로 개발(나는 꼼수다, 다스베이다)하고 이를 바탕으로 정치의 대중화를 실현시킨 인물이다. 어떤 분야이든 시장의 선도는 곧 프레임이며, 그 힘은 막강했다. 남북미 정상회담, 아베 정부의 무역보복, 정치검란과 검언유착, 코로나 사태 등에서 김어준 총수와 그의 추종자들이 여론에 미친 영향은 대단했다. 만약 그 시절 김어준 총수가 없었다면… 상상만으로도 끔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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