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과의 전쟁
우리를 붙드는 것은 우리 자신이 생각하는 그릇된 자신의 모습이다.
자신이 바라는 삶과 현재의 나의 모습은 얼마나 차이가 납니까? 둘 사이의 차이가 전혀 없다면, 꿈꾸는 인생과 비슷한 삶을 살고 있다면 과감히 이 책을 덮어도 됩니다. 하지만 이상향과 현재의 모습이 일치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아마 대부분은 꿈꾸는 인생보다 현재 자신의 상황이 못하기 때문에 그렇게 열심히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이런 책도 찾아서 읽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성공적인 삶이란 결국 실천과 실행이 답이라고 생각합니다. 충분한 고민도 물론 중요하지만 ‘질적 완성’은 ‘양적 성장’이 전제조건입니다. 생생하고 역동적인 경험을 통한 피드백이 정적인 고민의 결과보다 뛰어난 경우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천의 중요성을 알고 있지만, 이런저런 합리화와 핑계로 미루게 됩니다. 우리가 실천 앞에서 이렇게 망설이 이유는 무엇일까요?
박경숙
인지과학자(Cognitive Scientist)이다. 학부와 석사 과정에서 컴퓨터 공학을 공부했고 인공지능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수료한 후, 인지과학을 다시 공부하여 2000년 2월 연세대학교 대학원에서 대한민국 1호로 인지과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저자는 이 책에서 제시한 인지과학적 방법론으로 ‘무기력 해소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일반인들을 돕는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박경숙 박사는 인지과학에 근거하여 우선 인간을 움직이게 하는 네 가지 요소인 동기·인지·정서·행동이 4 기통 엔진처럼 함께 원활하게 돌아가야 한다는 점을 전제합니다. 어떤 일을 추진하는 연료인 동기(motivation)와 사건이나 사물을 왜곡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인지(cognition), 그리고 용기 내어 행동하게 만드는 고양된 정서(emotion)가 원활하게 작동해야 포기하지 않고 지속해나가는 행동(action)으로 연결된다고 설명합니다. 이후 챕터별로, 심리학 실험과 현실의 사건들을 예로 들어 각각의 인자들을 분석하고 이들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 책 전체 골자입니다.
저자는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원하는 일을 하지 못하는 자신의 심리를 분석하여 결국 그 원인이 ‘무기력’에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여기서 무기력이란 단순히 체력이 떨어진 상태가 아니라 만성적인 의욕 상실 상태로 ‘무의식 중에 배워버린 무기력’이라고 설명합니다. 이러한 학습된 무기력이란 피하거나 극복할 수 없는 환경을 반복적으로 경험한 사람에게 나타나는 것으로, 다른 상황에서 자신이 실제로 극복할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으려는 현상이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이는 긍정심리학의 대가 마틴 셀리그만이 주창한 “학습된 무기력(Learned Helplessness)”에 근거한 것입니다. 그는 아무리 발버둥 쳐도 피할 수 없는 전기 충격을 받은 개들 중 3분의 2가 전기 충격을 충분히 피할 수 있는 다른 상황에 놓여서도 속수무책으로 충격을 받으며 꼼짝도 하지 못하는 실험 결과를 통해 이러한 현상을 발견했습니다.
용서는 분노에서 벗어나는 거의 유일한 길이다
자기 계발서라기보다는 인문서 혹은 학술서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구원의 동아줄을 기대하고 이 책을 집어 드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무기력과 관계없는 사람들이 읽어도 좋을 연구나 논문 예시, 이론들이 많이 들어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대학 교양 수업 한 학기 들은 것만큼이나 유익한 책이었습니다.
이 책 덕분에 제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었고, 제 문제를 파악할 수 있었고, 처음으로 돌아가 다시 힘을 내 도전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정말 감사한 책입니다. 힘든 시기에 이 책 말고도 여러 책을 읽어 보았지만 가장 마음에 와닿고 통찰을 주었던 것은 이 책이었습니다.(과학적인 접근이 제게 가장 맞아서 인지도 모릅니다)
저자 스스로의 경험으로부터 나온 책이라 더 공감이 가며, 내용을 서술하며 언급하는 다른 여러 책들도 참 좋은 책이 많았습니다. 성공적인 인생을 살아가기 어려운 막연한 이유를 인지과학을 통해 합리적으로 설명하고, 실행과 실천의 방해물인 무기력을 정확히 이해하고 자신의 의지를 다잡는 데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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