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분 소요

당신은 언제 행복한가요? 그리고 그때 왜 행복한가요? 행복은 복잡하고 거창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고된 일을 마치고 시원한 맥주 한 모금을 들이킬 때, 땀에 흠뻑 젖을 정도로 격렬한 운동을 하고 나서 잠들기 전 온몸은 뻐근하지만 뿌듯한 만족감이 느껴질 때, 적당한 온도의 물과 가벼운 콧노래가 어우러진 샤워할 때가 저에게는 행복한 순간입니다.

『행복의 기원』도 ‘어떻게(how) 하면 행복해지는가’가 아니라 ‘왜(why) 행복할까?’에 집중합니다. 행복을 미사여구나 어려운 이론으로 분석하려는 여타의 책들과는 다르게, 행복의 적나라하고 사실적인 측면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저자 논거의 근거로 제시된 여러 사례는 개인적인 가치나 경험이 아닌 과학적 연구들에 기초한 객관적 자료입니다. 행복을 과학적으로 접근해서 마치 ‘세포나 행성’처럼 다루고 있습니다. 특히 행복과 ‘유전’의 관계를 중요하게 다루는 부분이 새롭고 흥미로웠습니다.

행복은 나를 세상에 증명하는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이 아니다.

언제부터인가 행복이 인생의 궁극적인 목적이라는 철학자들의 말을 비판 없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입니다. 현재의 불행한 삶도 알 수 없는 미래에 행복을 달성하기 위한 과정으로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자기 합리화’는 행복과는 멀어 보입니다. 오히려 불행한 삶으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합니다. 행복, 그 자체가 존재의 목적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수단일 뿐이며, 행복하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살기 위해 행복을 느끼도록 설계된 것이 인간이라고 저자는 강조합니다. 인류의 행복에 관한 연구를 깊이 있게 통찰하는 색다른 시선을 만날 수 있는 책입니다.

댓글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