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말할 수 있다.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이다.’ 김대중 대통령의 명언이다. 역설적이게도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이 구절의 힘을 두려워한 독재자, 지배층, 수구 세력은 민중의 침묵을 잔인하게 강요해왔다.
우리들의 현대사도 침묵으로 얼룩져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진실을 요구하거나 떠드는 세력의 마지막 모습은 언제나 비슷했다.
사회격리, 실종, 미스테리, 배제, 불구, 정신병, 학살…
이 책은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침묵으로 진실의 실체를 알 수 없었던 사건들의 이야기를 소소하게 잘 풀어낸 책이다. 일반적인 역사서에 잘 다루지 않거나 간단하게 지나간 일들을 재미있는 취재기를 덧붙여서 설명해준다. 마치 잘 만든 다큐멘터리프로그램을 보고 있는 느낌이다. 보도연맹의 비극은 특히 충격적이었다. 기회가 된다면 관련 서적을 더욱 탐독하고 싶다.
우리는 지극히 개인적인 삶을 산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역사의 속박 속에서 우리에게 허락된 운명을 살아내고 있을 뿐이라는 생각이 취재를 하며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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