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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사피엔스가 문명을 이룩한 이래로 독재는 언제나 불행하고 참혹한 결과로 이어지게 된다. 폭력, 편협함, 전쟁, 배제, 공포, 이기심 그리고 살인까지. 책에서는 중세 종교개혁과 관련된 역사를 통해 독재의 비루함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내 생각이 틀릴 수 있다.’ 혹은 ‘나와 다른 의견은 언제나 존재한다.’ 같은 말은 위인들이나 하는 고귀한 명언이 아니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의 기본소양으로 보는 것이 적당할 것이다. 칼뱅과 카스텔리오의 대립은 독재와 관용의 갈등으로 생각할 수 있다.

시대의 흐름 앞에서 대부분의 사상과 이념도 그리고 종교도 결국 쇠퇴하거나 변화한다. 자기의 생각을 거스르는 대중을 막강한 권력으로 핍박하는 지도자… 왠지 익숙해서 반갑기까지 했다면 과장일까? 우리나라의 근현대사가 군부독재에 대한 투쟁의 역사로 점철되어 왔기 때문에 책을 읽는 내내 츠바이크1의 분노가 절절히 공감되었다.

경건한 도덕과 책에 나오는 감동적인 정의를 역사의 장에서 찾아봐야 헛일이다! 세계정신이 지상에 드리우는 그림자인 역사란 도덕적인 것도 부도덕한 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아마 츠바이크가 요즘 사람이라면 그리고 그의 글을 SNS에 올린다면 수많은 좋아요❤️를 받을 것이다. 그의 글에는 우리의 답답한 마음을 명쾌한 문장으로 속 시원하게 해주는 만족감이 있다. 짧은 문장 안에 시대를 앞선 냉철함이 배어 있다. 책을 다 읽기도 전에 츠바이크의 팬이 되어버렸다.

다른 사람의 의견을 가차 없이 유린하려는 사람들은, 자신을 향한 저항에 대해서는 언제나 가장 민감하다.

폭력에 의해 패배한 사람들이 가지는 우월한 경멸감만이 폭력이 정신을 억누르는 모든 시대에 위안이 되었다.

  1. Stefan Zweig(1881년 11월 28일 ~ 1942년 2월 22일) 오스트리아의 소설가·저널리스트·극작가·전기작가이다. 빈에서 태어났으며, 나치가 정권을 잡자 브라질로 망명하였다가, 마지막 작품인 《발자크》를 미처 완성하지 못한 채 페트로폴리스에서 젊은 아내와 함께 자살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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